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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탕삿갓 | 2009/02/19 15:39

적벽대전 - 두 천재의 만남

연의를 보면 많은 모사들이 나름대로 빛나는 활약을 보인다.
그중에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모사들이 몇몇 있는데
그중에서 단연 돋보이는게 제갈량과 주유라고 말할수 있겠다.

이 두 천재가 만났다.

당대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천재가 만났으니 한바탕 지모 대결이 오갈것은 자명한일
독자들은 이부분에서 군침을 삼키며 책장을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공명과 주유가 지혜대결을 펼친적은 없다.
다만 원나라때 쓰여진 [삼국지 평화]에 내용을 인용해서 나관중이 각색한것이
연의에 나와있는 글이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둘의 머리싸움을 관전해보자

공명은 군웅들과의 설전에서 완승을 거두고 손권을 설득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손권은 아직도 뭔가가 미심쩍은득 쉽게 결단을 못내린다.
그러다가 형 손책의 유언을 떠올린다. "나라 바깥일은 주유와 상의하라"

파양호에서 수군을 훈련 시키던 주유는 손권의 부름을 받고 돌아온다.
전국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릴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손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주유가 전쟁을 할것이냐 말것이냐의 결정권을 가진 인물로 부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주유는 돌아와서 그 뜻을 알수 없는 행동을 취한다.

주유가 돌아 왔다는 말에 주항파들의 문무대신들이 찾아오자 그들의 뜻에 동조하겠다고 말한다. 또 주전파들의 장수들이 찾아오자 이번에는 조조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을한다.

작가 나관중은 이부분에서 독자들에게 '주유 저것이 도대체 뭐하는 짓이여?'라는
호기심을 일으키게 하여 앞으로의 내용 전개에 빨려들게끔 하는 친절함 까지 보이고 있다.

마침내 노숙이 공명을 안내하여 주유에게 온다.
이로써 당대의 걸출한 두 천재가 만나게 되는 것이다.

공명과 주유 결코 서로를 호락호락 하게 보지않고 최선을 다한 머리싸움 한판이 이제막 시작하는 것이다.

노숙이 먼저 말을 꺼내서 주유의 의중을 묻자 주유는
"싸우면 반드시 패할것이요, 항복하면 편안할수 있겠죠. 나는 이미 뜻을 정했습니다. 내일 날이 밝는대로 주공을 찾아가 항복하자고 말할 참이오"
순진한 노숙은 이게 주유의 본심이 아니라는것을 알지 못하고 주유와 한바탕 논쟁을 벌인다.

공명은 가만히 지켜볼뿐 말이 없다.주유의 의도를 눈치 챘기 때문이다.
주유는 공명이 먼저 공격해오기를 기다리며 일부러 자기 본심을 들어내지 않고 말을 돌려가며 이제나 저제나 공명이 참견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명은 묵묵히 지켜볼뿐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둘의 논쟁을 보고 조용히 냉소를 머금은다.
이쯤되니 주유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을수 없게 됬다.
"선생께서는 왜 웃고만 계십니까?"

공명은 여기서 주유의 계략을 역이용하여 일부러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말을 꺼낸다.
"하하 저는 노자경 께서 세상형편을 너무 모르고 계시는것 같아서 웃는것입니다. 공근께서 심사숙고 끝에 조조에게 항복하겠다고 하시니 정말 이치에 합당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공명께서는 천하대세를 훤히 들여다 보시니 반드시 저와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이말은 진심으로 공명을 칭찬하는 말도, 진정으로 자신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는 말도 아니다.공명의 생각을 슬쩍 떠본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대화를 해도 공명이 본심을 철저히 감추니 주유또한 난감하지 않을수 없다.

이때 공명의 결정타가 나온다.
"오직 한 사람의 사신만 파견하면 됩니다. 그 사람은 일엽 편주에 사람 둘을 싣고서 장강을 건너면 그만이죠 조조는 그 두사람만 자기품에 들어온다면 백만 대군의로 하여금 갑옷을 벗게하고 깃발을 말아서 부랴부랴 물러갈 것입니다."

공명의 수수께끼 같은 말에 주유가 궁금하지 않을수 없다.
"아니 도대체 어떤 사람 둘을 쓰면 조조가 물러간다 말이오?"

그러나 여기서 공명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한박자 늦춘다.
"강동의 입장에서 보면, 이 두사람을 보내는 것쯤은 마치 아름드리 나무에서 잎사귀 하나 날려보내고, 큰 곳간에서 쌀알 하나를 집어내는 것과 같이 간단한 일이지요. 그렇지만 조조는 이사람들만 얻는다면 반드시 크게 기뻐하여 금방 물러 갈것입니다."
이러니 주유가 재차 묻지 않을수 없다.

이때서야 공명은 주유가 자신이 던져놓은 낚시바늘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비로소 이렇게 말한다.
"제가 융중에 있을때 들으니 조조가 장하강변에 그 모습이 대단히 웅장하고 아름다운 누대를 세우고 그 이름을 동작대라고 지었다고 하더이다. 그런다음 조조는 그곳에다가 천하의 미녀들을 뽑아 두었다고 합디다. 본래 조조는 호색가로 이름이 나지 않았소이까? 오래전부터 들은 말인데 강동에는 교공이라는 자가 두 딸을 두었는데 큰딸은 대교라 하고 작은딸은 소교라 하더이다. 이 두 딸이 얼마나 경국지색인지 달도 숨고 꽃도 부끄러워 한다고 합니다. 조조는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맹세를 했답니다. 내 한가지 소원은 천하를 평정하여 제업을 이루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강동의 이교를 얻어서 동작대에 두고 만년을 즐길수만 있다면 여한이 없겠노라고 말입니다. 지금 그가 군사를 이끌고 강동을 넘보고 있으니 얼른 이 두사람을 조조에게 보내고 항복을 한다면 조조는 좋아서 그냥 물러갈겁니다"
이말을 들은 주유는 뜨금했지만 결코 호락호락 감정을 들어 내지 않는다.

그리고 반신반의 공명에게 추궁한다.
"조조가 이교를 갖고 싶어한다는 어떤 증거라도 있소?"
공명은 미리 예상 했다는 듯이 조조의 아들 조식이 지은 '동작대부'를 그 증거로 들고 주유의 요청에의해 그 부를 읊는데 그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좌우에다 한쌍의 누대를 세움이여,
그 이름을 옥룡과 금봉이라 부르리,
동남쪽에서 이교를 데리고 옴이여,
조석으로 그들과 더불어 즐기리로다.

- 사실 공명이 암송한 이부는 작가 나관중이 지어낸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조조가
동작대를 지은것은 적벽대전 2년 후의 일이고 조식이 '동작대부'를 지은 것은 그후
일이다. 더군다나 위에 상술한 구절은 그 부에 속해있지도 않다.
그러나 나관중은 적벽대전이 있기 전에 조조가 동작대를 세운 일을 미리 서술했기
때문에 읽는이들은 이를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

아뭏든 일이 이쯤 되자 주유는 노발대발 북쪽에 삿대질을 하며
"이 늙은 도적놈이 나를 너무나 심하게 욕보이는 구나?"
이에 공명이 시치미를 떼고 그까짓 아녀자 둘 가지고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주유가 대교는 죽은 손책의 미망인이고 소교는 자신의 아내라고 말을 하고 어떻게든 조조를 물리쳐 이 치욕을 갚겠다고 한다.

얄미운 공명은 한마디 더 한다
"아무리 그렇더라고 국가의 존망이 걸려 있는 일인데 세번쯤은 심사숙고 하셔야 되지 않겠소이까?"

이러게 되자 마침애 주유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지않을 수 없게 됬다.
"내가 백부(손책)의 간곡한 부탁을 받았는데 어찌 쉽사리 몸을 굽혀 조조에게 항복을 하겠소이까 아까 했던 말들은 일부러 시험삼아 해본 소리일뿐이오"
그리고는 공명에게 자신을 도와 함께 힘을 합쳐 조조를 물리치자고 부탁한다.
공명은 자신이 의도한 목적이 달성되었기에 더이상 연극을 하지 않고 흔쾌히 주유말에 동의 한다.

이렇게 해서 손권과 유비의 연합이 성사되고 두 집단이 조조에 대항하는 국면이 전개되는 것이다.

이부분에서 주유는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공명의 의도를 파악한 다음 자신의 의지를 보여 공명을 놀라게 할 심산이었다.
그런데 공명은 그런 주유의 계략을 읽고 한발짝 더 물러나 주유가 먼저 공격해오길 기다렸다가 그 허와 실을 간파한뒤 스스로 유리한 입장에 섬으로써 결국 주유를 제압하여 주도권을 장악하게 된것이다.
지혜의 대결에서 결국 제갈량이 한수 높다는 사실을 이야기 한 것이 된다.

주유와 공명의 만남은 적벽대전 이전에 흘러나오는 흥미로운 간주곡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둘이 벌이게 될 지혜 싸움의 서막이라고 해야 겠다.

by 방탕삿갓 | 2004/04/03 07:04 | 그것이 알고 싶다 | 트랙백(1) | 덧글(5)

적벽대전 - 설전군유(舌戰群儒)

이 부분은 적벽대전의 시작부분에 나오는 장면으로 공명의 웅변능력과 지모를 엿볼수 있는 장면이다.

본문에 들어가기전에 한마디 하자면 이 부분에 나오는 인물들은 거의다 작벽대전 이후에 동오에 귀순한 인물들로 그 당시에 제갈량과 설전을 벌일수 없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자 그럼 내용을 음미해보자.

조조가 형주를 탈취하자 유비는 강하로 달아나고 공명을 사신으로 손권에게 보낸다.

손권은 공명이 자기를 만나러 온다는것을 알고 명을 내린다.
"내일 문무관원들은 모두 모이도록 하시오 제갈량에게 우리 강동의 인재들을 구경시킨다음 대사를 논하도록 합시다"
혈기왕성한 나이의 손권은 공명에게 자신이 나약하게 비치지 않기를 바랬는지 모른다.
어떻게든 자신과 신하들의 재능을 보여줌으로 회담의 기선을 잡고 싶어 했을것이다.

당시 동오에서는 조조군이 남하하자 주전파와 주항파들이 서로 대립하고 어떤 결론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그중 노신하들을 중심으로한 주항파들의 목소리가 더 컸었다.
그런데 공명은 동오에 조조와 같이 싸우자고 설득을 하러 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주항파들과 공명의 한판대결은 피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공명이 손권의 부중으로 들어오고 여러 신하들과 인사를 나누는 와중에 주항파중 손권의 제일가는 모사로 불리는 장소가 먼저 선공에 나선다.
"선생께서는 융중에 높이 누워 스스로를 관중과 악의에 비유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들은지가 오래되었소이다마는, 정말로 그런말씀을 하신적이 있으신지요?"

공명은 담담하게 답한다. "나의 평생을 그저 작게 견주어 말한 것이지요"

이에 장소는 구실을 잡았다고 생각하고 한층 높은 공격을 감행한다.
"관중은 환공을 도와 제후들 가운데 패자가 되게 하여 천하를 바로잡았고, 악의는 약한 연나라를 세워 일으킨뒤 제나라의 여러성을 항복시켯소이다. 그러니 이 두사람이야 말로 진정 세상을 건질만한 인물이라고 할수 있지요"

먼저 관중과 악의를 높이띄워 칭찬을 하고 공명에게 재차 공격을 감행한다.
"유황숙께서 선생을 얻기전에는 그래도 천하를 누비며 할거하였는데 선생이 유황숙 밑으로 들어가고 나서는 조조의 군사가 나타나자 한번 싸워보지도 않고 바람에 날리듯 흩어져 버렸소이다. 위로는 백성을 편안히 하여 유표의 은혜에 보답하지 못했고, 아래로는 아비잃은 유종을 도와 강토를 보존하지도 못한채 조조군에게 패하여 몸조차 의지할곳이 없게 되었소이다. 이것이 도대체 어찌된 일이오이까? 유황숙이 선생을 얻은뒤에 오히려 처음만 못하게 된것이 아니오이까?"

쉽게 말해서 공명 너 같은게 어찌 관중과 악의에 비교할수 있겠느냐 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명은 침착하게 장소의 공격을 세단계로 나누어 응수한다.

첫째, 유비가 신야에 있을때 무기도 부족하고 성곽도 허름했고 군사들조차도 미쳐 훈련되지 못한상황에서 군량마져 부족했었는데 박망파에서 조조군을 화공으로 대파하고 백하에서 하후돈과 조인등을 간담이 서늘하게 하여 달아나게 했는데 관중과 악의가 다시 살아나와도 이같은 용병은 힘들었을것라고 역설한다.

둘째, 유종이 조조에게 항복한일에 대해서 유비는 사전에 알지 못했고, 형주를 취하라는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또 도저히 수습이 불가능해 보이는 패전중에도 차마 백성을 버리지 않았으니 유비가 인과 의를 갖춘 사람임을 강조한다.

셋째, 유비가 당양의 싸움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병력의 열세와 승패는 병가지 상사인데 무엇을 탓할수 있단말인가? 그러면서 옛날 한고조 유방과 항우의 예를 든다.

이렇게 되자 장소의 초기 입심이 조금 무력해질 찰나 공명의 마지막 반격이 장소를 강타한다.
"말재주나 부리는 사람들은 앉아서 의논하고 서서 따지면서 아무도 자신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고 큰소리 치지만, 실제의 임기응변에는 한가지도 능한게 없다"
이말은 적이 눈앞에 닥치는데 아무런 계책도 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오나라 모사들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말로 여기에 이르니 장소는 한마디도 대꾸를 하지 못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2번타자 우번이 타석에 들어선다.
"지금 조조는 백만의 병사에다 일천명의 장수를 이끌고 위풍도 당당하게 강하를 삼키려고 하는데 공의 생각은 어떻소"
"조조의 백만대군이라고 해봤자 원소의 패잔병들을 거두어들이고 유표의 오합지졸을 주워모은 것에 불과하오, 그런 군사들이야 수백만이라 한들 뭬가 두렵겠소?"

우번은 재차 공명이 태연한척 하는데 이는 믿을수 없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공명은 현재 유비집단이 역량은 부족하지만 결코 조조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치를 따져가며 설명한다. 그리고 즉시 논제를 바꾸어 강동에는 졍예군사들도 있고 양식도 풍족할뿐만 아니라 장강이라는 천연적인 요새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신들이 자신들의 주인으로 하여금 도적에게 무릎을 꿇으라 하니 어찌 부끄럽지 않냐고 질타한다.

그러자 3번타자 보즐이 나서서 대뜸 "공명께서는 장의와 소진의 일을 본받아 지금 동오에 유세하러 오셨소이까?"
장의와 소진은 전국시대에 유명한 종횡가로 웅변에 능한 인물들이었다.
(장의와 소진의 이야기는 다음에 시간나면 해보기로 하자)
보즐은 공명을 혓바닥만 믿고 떠드는 사람으로 간주하고 공명을 폄하시킬려는 의도가 있었다.
공명은 변화무쌍한 커브를 던지며
"장의와 소진은 모두 국가와 백성을 바로잡아 세운 인물들로 결코 강한자 에게 벌벌떨고 약한자를 업신여기는 창칼이 무서워서 피하는 그런자들과는 비교할바가 아니지요"
이어서 마무리로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그대들은 조조가 퍼트린 터무니없는 소문만 믿고 두려워 벌벌떨며 항복을 청하고 있으면서 어찌 장의와 소진을 비웃을수 있단 말이오?"
주항파들의 비겁하고 나약한 심리를 정통으로 찌르는 말로 보즐도 아웃되고 만다.

그러자 이번에는 설종과 육적이 나서서 나서서 조조가 이미 천하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인심이 그에게로 돌아갔다고 조조를 추켜세우고 유비는 그런 천시를 읽을줄 모른다고 비난하였다.

그러자 공명은 사대부가 가장 중요시하는 충효사상을 근거로 조조추켜 세우는 행태는 아비도 없고 임금도 없다는 논리라고 크게 꾸짖으니 설종과 육적이 말을 잃을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대로 물러설 주항파들이 아니다. 이번에는 엄준이 나서서 화제를 다른쪽으로 돌려서 공명을 공격해볼려구 한다.
"공명께서는 어떤경전을 연구하셨소?"
장덕추가 가세하여 "아직 진정한 실학은 없는것 같으니 선비들의 웃음거리가 되기에 딱 알맞소이다"

싸울것인가 항복할것인가 하는 국가의 대사를 놔두고 자신을 힐난하는 이들에게 공명은 가볍게 넘어가지 않았다.
공명은 예전에 국가를 안정시킨 대현들은 결코 남의 글이나 베껴쓰며 글재주나 부리는 무리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또 선비도 크게 나누면 큰선비와 조무래기 선비로 분류하는데 큰선비란 공업을 세워 국가와 백성을 이롭게 함으로써 당대에는 널리 그 덕이 미치고 후세에까지 빛나는 이름을 남길수 있는 선비요
조무래기 선비란 오직 하찬은 글재주만 믿고 문필에만 공을 들이는 자들로써 젊어서는 부나 짓고 늙어서는 경서에만 몰두하여 붓만 들면 천언만어(千言萬語)가 쏟아져 나오지만 가슴속에는 한가지 방책도 없어서 실제로는 터럭만큼도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고 지적한다.

이렇게 공명은 타석에 들어선 오나라 모사들을 다 덕아웃으로 돌려보내며 그들과의 힘든 일차전을 승리로 장식한다.

좀더 자세히 열거해보고 싶었는데 스크롤의 압박을 무시할수가 없었다.
각자가 연의를 꺼내서 이부분을 다시한번 음미해 보시길 바란다.

by 방탕삿갓 | 2004/03/30 07:29 | 그것이 알고 싶다 | 트랙백 | 덧글(2)

적벽대전 - 연의삼국지의 꽃

연의삼국지를 읽어본 독자라면 누구나 적벽대전의 그 오묘하고 극적인 부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아니 읽고 또 읽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적벽대전의 묘사들은 훌륭함을 넘어 거의 신기에 가깝기까지 하다.

역사적으로 적벽대전은 208년에 발생했다.
유비군과 손권군이 연합하여 조조군의 10분의 1도 안되는 군사로 화공을 써서 조조군을 물리쳐 위 촉 오 삼분정립 형성의 기초를 다진 전쟁으로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었다.

사서에도 적벽대전에 관한 기록은 있지만, 그 분량도 얼마 되지 않고 사건의 대체적인 윤곽만 서술하고 있어서 작자 나관중은 연의를 쓸때 이부분에서 아마 가장 많은 고심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나관중은 천재적인 필력을 발휘해서 예술적 픽션을 가미하여 역사적인 사실을 반영함과 동시, 파란만장하고 극적인 상황을 미묘한 운치가 흘러 넘치게 재 창조해 냈다.

연의에 나와있는 적벽대전을 대략 살펴보자

조조가 형주를 차지하고 유비는 조조에게 패해 강하로 도망간다.
공명은 유비의 사신으로 동오의 손권에게 가서 교묘한 말로 손권을 설득 시키고 주유를 노하게 만들어 유비와 손권의 동맹을 이끌어 낸다.

주유는 수군을 이끌고 삼강구라는 곳에서 조조군과의 탐색전을 승리로 이끌고 이후 조조는 채모와 장윤에게 명령하여 수군을 조련시키라고 한다.
채모와 장윤이 거슬리는 주유는 이들을 제거할려고 고심하는데 그때 마침 주유를 설득시켜 보겠다고 장간이 나서서 강을 건너오고 주유는 이런 장간을 이용하여 채모와 장윤을 제거하는데 성공한다.

한편 주유는 자신의 계략을 간파하고 있는 공명의 재능을 두려워한 나머지 제거할 요량으로 화살 10만개를 만들도록 하고 공명은 노숙의 도움으로 빈배를 띄워 조조에게 화살을 빌리는데 성공하고 주유는 탄식하며 공명에게 계책을 구한다.

두 천재는 화공을 펼치기로 의견일치를 보고 동오의 노장 황개는 고육계를 바친다. 감택은 황개를 대신해서 조조를 만나 항복문서를 바치고 조조는 크게 기뻐한다.

장간이 두번째 강을 건너오자 주유는 꾀를 내어 장간이 방통을 조조에게 소개시키게 하고 방통은 조조에게 연환계를 바쳐 배의 이물과 고물을 쇠사슬로 연결시키게 한다.

이에 조조는 승리를 확신하고 강위에 큰배를 띄워 잔치를 벌이던중 긴 창을 비껴들고 시를 읊조리는데... 조조의 시조를 불길하다고 말한 유복을 찔러 죽이는 극도의 방자한 행동을 한다.

준비는 끝났으나 바람의 방향이 맞지 않아 꾀병을 부리고 자리에 눕는 주유를 위해 공명은 제단을 쌓고 기도를 올려 동남풍을 불게 한다.

동남풍을 신호로 황개의 투항선이 인화물질을 싣고 조조군의 수채로 접근해 불을 지르고 드디어 동오군의 총공격이 시작되자 유비군도 때에 맞춰 공격을 시작한다.

갑작스런 공격에 조조군은 흩어지고 적벽은 불바다가 된다.

패잔병을 이끌고 허겁지겁 퇴각하던 조조는 도처에서 복병을 만나 위기를 넘기며 간신히 화용도에 이르렀으나 관우의 복병을 만난다. 관우에게 옛일을 떠올리며 살려달라고 간청을 하여 맘이 약해진 관우의 손을 벗어나 남군으로 달아나서 비책을 세워두고 허도로 돌아가 한동안 자중하고 지낸다.

여기까지의 부분을 보면 나관중의 천재적인 필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수 없게 된다.
기본적으로 역사적인 사실을 위배 하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생동감 넘치는 예술적 고사들을 잘 융합 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또한 문장의 묘사능력 또한 뛰어나다고 할수 있겠다.

대치상태에 있는 양군의 역량을 대비시키고 형세를 분석하며 전략전술의 운용방법을 중점적으로 나타내므로써 승부를 결정하는 요인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는 정작 전투가 시작되었을때는 그저 스쳐 지나가듯 간략한 묘사로
'지혜를 다투는 것이 힘을 겨루는 것보다 우수하다'는 평범한 사실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군사전략을 잘 구현해 낸 것이다.

그리고 인물묘사에 있어서 그 어느 단락들 보다도 다양하고 복잡한 군상들을 뛰어난 필치로 잘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적벽대전 부분은 전체적으로 수려한 언어와 뛰어난 묘사들이 잘 어울어지고 역사적 사실과 예술적 허구가 기막히게 조화를 이루어낸 [삼국지연의] 중에서 최고로 꼽을만한 부분이라고 말할수 있겠다.


적벽대전의 유명한 고사들을 차근차근 하나씩 음미해볼 생각이다.

by 방탕삿갓 | 2004/03/27 04:32 | 그것이 알고 싶다 | 트랙백 | 덧글(2)

태극기 휘날리던가?

몇일전 선배와 둘이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왔다.

영화가 끝나고 강남대로를 둘이 걸으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잘 만들었네"
이것 뿐이었다.

이영화가 천만 관객을 넘어 기록행진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5명중에 1사람이상이 이영화를 봤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니 당연 외국에서도 관심을 갖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제목과는 다르게 이 영화에는 태극기가 없었다.
성조기를 비롯한 여러국가의 국기는 휘날리고 있었지만 태극기는 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한국적 정서를 가장한 보편적 정서라고 해야할까?
영화의 등장 인물만 바꾸면 곧바로 이영화는 그나라 영화가 되버린다는 것이다.
오랜기간 치밀한 기획아래 외국 시장을 겨냥해서 만든 영화 답다고 말하고 싶다.
그 기획력과 뒷심은 그동안 우리나라 영화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많이 배꼈다 난 이영화를 보고 나서 왜 오래전에 봤던 독고영재와 최민수가 연기한 '헐리웃키드의 생애'란 영화가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얼마전 얼핏 눈기사로 지나친 내용중에 스크린쿼터제 폐지에 관한 기사가 있었던거 같다.
당연히 영화인들은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었다.

우리나라 영화 그동안 스크린쿼터제 보호아래 많이 성장한건 사실이다.
많은 영화인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땀을 흘린 성과이지 메이져급 회사들만의 것은 아니다.

"그정도 돈 들이고 전국 스크린수 장악해가면서 개봉 하는데 천만 못넘으면 그게 바보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관객 천만 시대라고는 하지만 스크린쿼터제 폐지는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

다만 조금 그 내용을 바꾸면 어떨까 싶다.

'저예산 또는 독립영화 스크린쿼터제'로

by 방탕삿갓 | 2004/03/24 23:49 | 풍류객과 술한잔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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